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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리와 함께하고 있는 올리 보호자입니다.

올리는 지난 시월 할로윈데이에 저와 함께하게 된 1살 반의 강아지에요. 처음 입양을 문의했던 강아지가 이미 안락사가 되어 안타깝게 되었던 기억이 있어, 올리의 공고를 보고는 다급해졌었어요. 올리는 이미 보호 기간이 지나 보호소의 공고 페이지의 맨 뒷편에 있었거든요. 전과 같은 가슴 아픈 일은 겪고싶지 않았기에 동거인의 동의를 받은 뒤 올리가 있는 보호소에 급히 연락했어요. 올리는 다행히 안락사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보호소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올리는 아마 장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올리가 지내는 유기견 보호소의 케이지 안을 빙글빙글 도는 행동을 한다구요. 지체장애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는 약간 겁이 났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돌보는 것은 책임보다 더한 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에요. 동거인도 보내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동물들은 죽어서도 천국에 가니까. 하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올리를 이렇게 떠나보내기가 망설여졌습니다.

결국 전화로 직접 상태를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간 보호소에서 올리는 살짝 겁먹은 채로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왜인지 올리를 거기에 두고 갈 수가 없어져 올리를 데리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새 가족이 생긴다는 것을 올리는 알았을까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얌전하더라고요.

집에 온 올리는 집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하고, 화초를 부수기도 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습니다. 올리에게 매어져 있던 케이블 타이 묶인 낡은 목줄도 끊어 버렸어요.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자는 모습이 올리브 같다는 친구의 말에 올리라는 이름도 생겼습니다. 올리는 금세 같이 가는 산책에도 곧 익숙해 졌습니다. 중성화도, 병원에서 여러 검사도 받았어요. 큰 병도 없이 건강해서 다행이었지요. 지금은 온 집안의 귀염둥이가 되었어요.

늘 산책 나갈 때마다 잘 생겼다, 멋있다는 소리를 늘듣는 올리 때문에 가끔 귀찮기도 해요.(ㅋㅋㅋ)

이렇게 멋지고 얌전하고 착한 아이인데, 올리가 겪었을 일들을 생각하면 가끔은 세상이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을 해요.
여하간 올리는 저에게 하나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정말 소중하고도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매일 체감하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최고를 해주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가끔 올리처럼 새로운 가족을 만나 입양된 유기견들의 소식을 볼 때, 어떤 보호소의 입양권유 메시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유기견 한 마리를 데려온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 개에게는 세상이 바뀌는 일이다.’

우리와 함께 하는 동물들의 세상이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글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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