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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에 뭔가 뜻깊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뭔가를 받는 크리스마스보단 추위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나름 산타가 되어주고 싶었죠.

우연히 애린원이라는 보호소를 알게되었는데 이곳은 차가 없으면 갈수가 없어서 항상 봉사자가 부족 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곳으로 봉사를 가게 되었고 서울에 있는 실내 보호소 아이들과는 전혀 다른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러던중 눈이 안좋은 아이들이 모여있던 견사 구석에 웅크려있던 믹스견을 보게 되었어요. 사람을 반기는것 같으면서도 겁이나서 가까이 오지는 못 하더라고요. 그 눈망울이 잊혀지지 않아서 다음주에도 그곳으로 향하게 되었어요. 동생과 함께요. 한참 아이들 귀 청소와 견사 청소를 하고 있는데 동생이 저에게 말했어요. “언니 얘 우리가 데려가자..”

그렇게 저희 둘은 그 아이에게 마음을 빼앗겼고 달래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어요. 꼭 다시 보러올게 하고 집에 오는길이 너무 힘들더라구요.. 아빠는 워낙 개들을 좋아해서 괜찮았지만 엄마를 설득 하는게 제일 큰 문제였죠. 달래 사진을 여러장 찍어 두었는데 그날 엄마에게 보여줬어요. 너무 마음에 걸리는 애가 있다고 더 추워 지기전에 꼭 그곳에서 구조해주고 싶다고.. 엄마가 사진을 한참 보시더니 너가 애들 불쌍하다고 할때마다 집에 데려오고 싶은 생각은 한번도 안들었는데 얘는 이상하게 맘이 간다, 대신 너희가 다 책임지고 관리 하라고 엄포아닌 엄포를 놓으셨죠 ㅎㅎㅎ

날이 너무 추워 하루 빨리 입양 신청을 했고 일주일만에 달래는 우리의 새식구가 되었어요.

입양후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는데 몸에 진드기와 벌레가 많아서 털을 다 밀어주었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아이고 이놈 상처가 많네 이거 다 물린 상처에요 하고 보여 주셨는데 거의 온몸에 물린 이빨 자국들이 있더라구요….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되는 보호소가 아닌이상, 유기견들에게 보호소는 결코 쉼터가 되어주지 못해요.. 서로 먹을것 다툼, 서열다툼 하느라 물고 뜯고.. 많은 아이들이 다치고 죽어나간답니다..

절대 아이들이 보호소 안에서 안전하고 편하게 살거라는 생각으로 그 앞에 버리고 가지 마세요.. 달래 몸에 상처들을 보니 좀 더 일찍 데려와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지금은 건강하게 밥도 잘먹고 잠도 쿨쿨 잘잔답니다^^

동정반 걱정반이였던 저희 엄마는 지금 외출후돌아오면 제일 먼저 달래를 찾아요, 달래도 엄마를 제일 잘 따르구요~~^^

달래가 저희 집에 오고나서부터 규칙적으로 산책도 시켜주고 좀 더 우리에게 마음을 열수 있도록 이뻐해주느라 가족들이 더 똘똘 뭉쳐졌다고 해야하나요? ㅎㅎ 처음엔 사람 손길을 무서워 했는데 지금은뽀뽀도 해주고 많이 밝아 졌어요.

단 한가지 남아있는 숙제는, 저희 집에는 아기때부터 키운 12살 먹은 멍멍이가 있는데 아직 둘의 사이가 서먹서먹해요 ㅎㅎ 천천히 시간을 갖고 친해지면 좋겠어요.

이상 저의 유기견 입양후기 였구요 한마디 더 말씀 드리면.. 이 추운 겨울에 유기견들이 제일 필요한건 사료도 아니고 연탄도 아니고 따뜻한 옷도 아니에요.

아이들은 가족이 필요해요! 가족이 되어주세요.

따뜻한 가족이 되어주는 그것만으로도 이 아이들은 자신의 모든것을 내어줄거에요. 사지말고 꼭 입양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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