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이름은 “춘자” 입니다.
춘자와 산책을 나가면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말이 무슨 “종” 이냐는 질문이지요.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춘자는 “혼종” 이에요” 라구요. 흔히들 똥개 라고 하죠. 믹스견이라고도. 이제 5개월이 되어가는 춘자는, 지난 9월 죽은 어미의 빈 젖을 빨고 있던 모습으로 발견되었어요. 열 마리의 아이들 중 가장 약하고 작은 모습으로.
SNS로 유기견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하던 중, 유난히 눈에 밟히는 아이들이 있어 입양 문의를 드렸으나, 아쉽게도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좋은 가족 찾아간 거라며 위안삼고 있던 차에 춘자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 이상하게도 밤새 고민하고 뒤척이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다음 날, 바로 데리러 갔습니다.
12월 19일, 춘자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하게 된 지 이제 두 달이 되어가네요.
하루가 다르게 폭풍성장 중인 우리 춘자는 반달가슴개 입니다. 검정색 털 사이로 가슴에 흰색 반달 무늬가 매력적인 아이죠.
치실공을 제일 좋아하구요, 로프놀이는 아무리 해도 지치질 않아요. 다음 주 주말에는 중성화 수술을 받으러 갑니다.
어쩔 수 없는 절차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아프네요.
응모하는 거니까 당첨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근데 그것보다 더 바라는 건, 유기견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거에요.
현재 많은 단체에서 바람 앞의 촛불같은 아이들을 많이 보살피는 중이에요. 요즘 같은 날씨는 사람도 추운데 뜬장이나 야외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변변한 옷 하나도 없이 칼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추위와, 그리고 외로움과 싸우며 또 다시 사랑받늘 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요.
불쌍한 아이들을 입양해 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춘자의 형제들 10마리 중 새로운 가족을 찾은 아이들은 춘자를 포함해서 세 마리 밖에 되지 않거든요. 그치만 그보다 더 바라는 건…
버리지 말아주세요. 지금 함께 있는 그 아이들, 버리지 말아주세요. 당신이 좋아서 데려온 아이들입니다. 그들이 데려가 달라고 한 게 아니에요. 당신이 원해서 데려간거에요. 예상보다 크게 자랐다고, 말을 안 듣는다고, 병에 걸렸다고… 어떤 이유도 아이들을 버릴 핑계는 되지 못해요.
그러니 아이들을 버리지 말아주세요. 부디 끝까지 함께 해 주세요.